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피부관리 체험 (친구 모델 해주기 ★)

김송사리 2023. 6. 21. 15:36

2023. 6. 12. 1:13

 

친구가 다니던 직장을 그만 두고 자격증 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.
바로 피부관리사 자격증 시험!

그동안 일이 힘들다고 하긴 했지만, 늘 괜찮냐고 물어봐도 건조한 말투로 항상 그렇지 뭐... 하고 별 내색 없던 친구가 모르는 새에 사표를 쓰고 자격증 공부까지 하고 있었다니!

얼마나 그동안 맘고생이 많았을까, 싶으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하는 내 친구가 너무 멋있어 보였다.

이렇게 새로운 출발선에 서게 된 동지가 생겨 한편으론 외롭지 않기도 하고, 무사히 시험 잘 치뤄 좋은 곳에 갔으면 하는 바람이다.

다만 피부관리사 자격증 시험 합격률이 꽤 낮은 편이고, 딱 맞는 모델을 구하기가 힘든 편이라고 하며 조심스럽게 혹시 모델을 해줄 수 있냐고 하여 바로 오케이를 했다.

왜 모델 구하기가 어려운가 싶었더니, 눈썹정리도 안하고 제모도 안하고, 체구도 작은 친구가 가장 제격이란다.

나는 꾸미는 거에 관심이 없는 편이라 눈썹정리도 잘 안하고 가끔 심심할때 털 한 번씩 밀어본 게 전부인지라 모델로써는 꽤 제격인 셈이었다.

게다가 키도 작고 체구도 작고, 당연히 작은 체구만큼 얼굴도 살짝 작은 편인지라 친구는 넌 아주 최고의 모델이라며 나를 한껏 치켜세워주었다.

아무래도 시험 시간은 한정적인데, 면적이 넒은 사람보단 좁은 사람이 한 번이라도 손이 덜 가기 마련이니 조그만 사람을 선호하는 것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.

게다가 요즘 시대에 털도 안 밀고 제모도 안하는 여성분이 거의 없다보니 아주 간절하게 부탁하는 친구를 거절 할 수도 없었다. (레이저 제모한 사람은 또 모델로 못쓴다고 한다... 거참 굉장히 까다로움...😇)

솔직히 간절하게 말 안했어도 뭐 안해줄 이유 없으니 상관 없었다. 다만, 시험볼 때 아주 유리한 조건의 모델이라고 하니 도움이 되준것 같아 기쁜 마음이었다.

근데 문제는... 내가 가려움을 오지게 개많이 탄다는 것이다.
얼마나 간지러움을 많이 타면, 언니들이 팩해준다고 누워보라고 팩 올려줄때도 간지러워서 타코야키 위의 가쓰오부시처럼 가만히 있지 못할 정도였다.

그런데 그런 나의 어깨부터 목덜미를 마사지 한다니... 과연 내가 깔깔대지 않고 견딜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들었다.

게다가 모델이 눈 뜨는것, 웃는 것 모두 감점요소가 될 수 있다는 말을 듣고서야 심각해졌다.
아니 응시는 다른 사람이 보는데 왜 모델이 웃는것도 안되는거지...? 그럼 마취총을 한방 쏴주던가...

내가 시험장에서 아주 깔깔지게 웃다가 내 친구 앞길 망치는 건 아닐까 아주 깊은 고민에 빠졌다.

그래서 예행연습을 하기로 하고, 오늘 바로 첫 예행연습을 시작했다.
자주 만날수 없으니 똑같은 코스로 (팩만 고무, 석고로 각각 다르게) 2회 진행했다.
처음에 목부근 만질 때 역시나 내가 가만 있질 못하고 깔깔거리고 난리가 났다. 제발 그만 웃자고 머릿속으로 수없이 되뇌었지만 손이 스칠때마다 아주 깔깔마녀에 빙의하여 온동네가 떠나가라 웃어버렸다.

이러다간 내 친구 앞길 막겠구나 싶어 다시 돌아온 마사지 타임엔 내 손등을 내가 꼬집으며 간지러움을 견뎠다.

플러스로 좆같은 팀장님의 만행을 떠올리니 저절로 입가에 웃음이 사라지는 걸 경험하게 되어 그 순간만큼은 팀장님께 너무도 감사했다.

실전에 들어가기 전엔 모든 서러운 일들을 복기하고 들어가야 겠다. 설마 눈물 흘리는 것도 감점일까?...

1차례 예행연습이 끝난 후 친구가 준비해준 초밥과 체리, 불막창을 먹으며 배를 채웠다. 이거 하나 해주는데 받는 게 너무 많아 미안할 지경이었다.
개맛있었다.

 

체리와 초밥 🍣 + 불막창과 휘낭시에까지 있었다.

 

 

밥도 먹고 약 먹을 시간에 약도 잘 챙겨먹고 2차로 예행연습을 시작했다. 목덜미 부근을 만질때 처음에만 소름이 오소소 돋아 다시 웃음이 터지려 했지만, 그때만 잘 참고 나니 그 이후에는 별 이상 없이 잘 넘어갔다.

갑자기 터치가 진행이 되면 놀라서 웃음이 터지는 것 같았다. 계속 만지면 어느 순간부터 안 간지러운 순간이 옴. 딱 그때만 15초만 버티자! 하고 마음 속으로 간절히 빌었다.

근데 밥도 두둑히 먹고 약도 먹어서 그런지 아주 미친듯이 잠이 쏟아졌다.
친구가 이것저것 하면서 2분만 있다가 뭐뭐 마무리할게~ 하는 말에 으응... 답하고 나서부터 기억 소멸.
내가 아주 꿀잠에 빠져 고개가 옆으로 기울어지니까 바로 잡아주는 손길에 번뜩 겨우 정신을 차렸다.

잠 자느라 2차 마사지 체험을 못했다. 경험을 많이 해야 둔각화가 된다고 해서 이번에도 잘 버텨보려고 했는데 잠이 들어버려 체험을 못했다.

그래코 짧은 순간 너무 잘 자서 아주 개운한 게, 누워서 관리도 밥도 밥도 잘먹고 이게 웬 복인가 싶었다.
그 다음 이런저런 과정을 거쳐 석고팩까지 하고 마무리 하고 오늘 예행연습은 종료!
석고팩이 신기한 게 처음엔 따땃하니 좋았다가 점점 뜨거워서 나 너무 뜨거운 데 이거 맞니...? 이러고 말하고 나서야 다급하게 팩을 뗄 수 있었다. 도저히 어디까지 뜨거워지는 건지...?

다행히 시험때는 그렇게 오래 올려놓지 않는다고 하여 안도했다. 한 5분정도만 올려놓는데 연습때는 조금 더 올려놨다고 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^^... 실전에선 결국 못참고 이거 치워달라고 소리 지를판이었다.

분명 괜찮네~ 싶다가 어..? 이거 아닌데...? 이거 아니라고...! 할때 겨우 친구한테 말해서 살아남.

아무튼 여자저차 한차례 예행연습이 끝났고, 다음주 토요일에 다시 또 한번 진행할 예정이다. 그때는 얼굴뿐만 아니라 다리마사지, 제모까지 들어간다고 하니 (제모는 시험장에서 해야해서 안할 수도?) 좀 더 긴 여정이 되겠지?

원래 오늘 집들이 하면서 케이크 사가려고 했는데 친구가 부모님이 절대 사오지 말라고 10번 얘기하고 나가셨다고 완강하게 거부해서 겨우 아이스크림으로 끝나버렸다.

이번엔 내가 직접 롤케잌 사가지고 간다. 사가지고 갖는데 안 받아줄 재간 있냐고~~!~~

아무리 손님이라지만 얻어먹고 가기만 하는 게 얼마나 죄송스러운 일인데..! 다음엔 꼭 케이크가 아니더라도 선물다운 선물 사가지고 가야겠다.

무튼 경험하기 어려운 일도 경험해보고 나름 신기하고 재밌는 시간이었다.

그리고 친구 집이 너무 좋아서 넋 놓고 봄...


냉장고도 큰 거 두대에, 쇼파에는 따로 충전할 수 있는 충전단자도 있지, 가정집인데 천장에 에어컨도 따로 있고, 벽 한쪽은 아예 통창문이라서 자연광 마음껏 쬘 수 있고(불을 꺼놔도 바깥이 환해서 불 킬 필요도 없다), 바깥풍경은 이쁜 산책로고, 공기청정기도 있고.

나도 꼭 돈 열심히 모아서 창이 아주 크고 볕이 잘 드는 집으로 이사가야지. 그리고 고양이처럼 창 앞에 앉아 가만히 눈감고 해바라기 놀이해야지.
그런 날이 올때까지 한 번 열심히 살아보자!

(친구의 넓고 깨끗하고 쾌적해서 집에 돌아와 몇년간 미루고 치우지 않던 짐을 드디어 정리해 내다버렸다. 앓던 이가 빠진 느낌이다. 그거 하나 치웠다고 뭐 대단히 달라지는 건 없지만, 내 만족 아니겠어? 아주 잘했다^^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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